모놀로그.
다른 병원은 예,아니오,그렇다, 아니다 정도로만 리플 달아준다.
그리고 수술을 이렇게 한다 저렇게 한다 간단간단하게만 리플 달아준다. 이유라든가 과정이라든가 그런 건 전부 깡그리 무시한다.그리고 사실 자세히 말해줘도 환자들이 무슨 말인지 모르니까 무시한다기보단 그냥 생략하는 것이다. 그래서 정작 환자로서 궁금한 사항들은 알 길이 없다. 전문의학지식을 가진 의사들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수 밖에...
그리고 자기 병원에 타격을 받을 것 같거나 득 안 될 것 같은 질문은 아예 건너뛰고 동문서답으로 자기 병원 자랑만 하면서 대충 얼버무리곤 한다.
그런데 여기는 환자들을 대하는 태도가 꼭 동료의사를 대하듯 한다.
동료나 선후배 의사들과 수술하는 방법에 대해서 마치 장황한 세미나라도 하듯이 성심성의껏 리플을 달아준다.
환자 입장에서는 아주 흐뭇하고 거만해진다. 마치 동료의사가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세미나를 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자세하고도 전문적인 정보를 무한정 제공해 주니까...
그래서,오히려 그동안 의사에게 갖고 있던 신비감이 거의 다 없어질 지경이다. 다른 병원에서는 여배우들처럼 신비주의를 컨셉으로 내세워 의사들의 권위와 지위를 의식해서 간결한 리플을 달았던 것은 아닐까? 여기는 권위의식이라든가 전문지식에 대한 포장따위는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. 대중에게 모두 다 파헤쳐서 보여주니까...
이런 병원 첨 봤다.
환자들의 질문들에 대해 전문의학지식이 없겠거니 하고 얕보거나 하면서 대충대충 넘어가려는 태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. 그리고 환자들도 장난아니게 전문적인 정보로 사전에 무장하고 질문을 하고 있다. 그래서 그 수준에 합당한 만족스런 리플을 달기 위해 최선을 다하시다 보니 리플이 거의 논문 수준인 것 같다. 다른 병원에 비해 상당히 열정적인 워커홀릭이신 것 같고 자상하시고 헌신적이신 것 같다는 확신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.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? 이런 병원이 어떻게 번창하지 않을 수 있을까...
초심을 잃지 않으시고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 주신다면,전적으로 여기 와서 수술하고 싶다.

p.s.:수술 후에도 환자들에게 변함없이 친절하신지 궁금하네요. 다른 병원사이트에는 수술 전에는 정말 자상하다가 수술 후에는 완전 태도 돌변하여 환자에게 모욕적으로 대해서 그 환자가 고발하는 글을 올리고,또 의사는 그걸 지워서 욕 먹고,나중엔 자신의 부덕의 소치니 어쩌니 또 사과하는 글을 올리고...
게시판이 완전 쑥대밭이 되어 있더군요. 입원실이 지뢰밭이란 걸 알아야지. 잘못 밟았다가 골치아픈 소동이나 벌어지고...
지세스 선생님들은 안 그러시겠죠?